백제를 품고 있는 『백제문화단지』
부여문화원 이 영 미
‘백제의 고도 부여’
‘백제의 왕도 부여’
결혼을 하고 처음 내려온 부여에서 나를 설레게 한 것은 버스를 타고
지나가는 길에 보인 ‘ 송국리 선사 취락지’라는 푯말 이었다.
교과서에서 보던 그 글귀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니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그 곳에 내려앉은 기분이었다.
시댁동네로 이사를 하고는 결심 하나를 했다.
한 달에 한 번 유적지 찾아다니기.
첫 번째로 간 곳은 물론 선사취락지가 있는 송국리 그리고 바로 맞은편의 초평리 고인돌.
초봄이라 넓다란 밭 위로 흩어진 거름의 냄새가 코를 찔렀지만 그 냄새조차도 향기로 느껴졌다.
하얗게 핀 냉이꽃의 장관은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을 떠올리게 했고 지금 생각해도 그 때의 기분은 생생하다.
古都
백제의 고도를 충분히 만족한 곳.
좋았다 마치 고향을 다시 온 것처럼.
그런데
王都
백제의 왕도의 모습은 느낄 수가 없어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말로만, 설화로만 듣는 왕도의 이야기는 갈증을 느끼게 했다.
외지에서 사람들이 나를 찾아오면 어김없이 낙화암이 있는 부소산성을 산책하면서 옛이야기를 해 주는걸로 왕도의 면모를 이야기 하면서 씁쓸함을 감출 수 가 없었다.
그 들은 듣고 걸으며 “참 좋다!”를 연발한다.
나도 그 마음 공감하고 씁쓸한 마음을 위로 받는다.
드디어 왕도가 재현된 것이다.
1993년 백제문화권 특정지역으로 공주 부여 익산이 지정되면서 부여에 백제문화단지가 조성됐다.
사라진 백제, 잃어버린 백제의 퍼즐을 맞추기 위해 백제의 마지막 왕도인 부여에서 시작이 된 것이다.
백제의 역사를 공부 할 수 있는 백제역사문화관, 왕도의 재현으로 그 시대를 느낄 수 있는 사비궁이 2010년 관광엑스포를 개최하면서 백제는 그렇게 부여에서 재탄생을 한 것이다.
시작에 불과한 이곳에는 하루 종일 보아도 모자랄 백제이야기가 있다.
그 중에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곳은 ‘능사’ 이다.
능사는 백제27대 창왕(위덕왕)이 충북 옥천에 있는 관산성 전투에서 전사한 아버지 성왕의 명복을 빌기위해 지었다는 절이다.
몇 번을 봐도 또 보고 싶은 곳
단순히 절의 모습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건축의 기법이라든지 예술의 완성도라든지 백제 절의 특징인 1탑 1금당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최초로 재현한 삼국시대의 목탑 ‘능사5층목탑’ 은 능사 목탑지에서 출토된 사리감(舍利龕)의 명문을 통해 건립 연대와 와 조성 배경을 알 수 있어 복원․재현할 수 있었는데 그 웅장하고 고고한 모습은 아름답기까지 하다.
과거로만 머물러 있지 않기에 더욱 값어치 있는 백제 문화단지.
백제를 알리기 위해 요즘은 많은 문화 행사가 펼쳐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부여와 백제를 찾아 준다면 멀지 않은 미래에 우리의 흩어진 삼국 이전의역사도 제대로 자리매김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